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특이 항원을 판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암 환자가 스스로의 면역 반응으로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우 연세대 교수팀은 차세대 염기서열법을 이용해 암 특이적 항원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술은 암 환자가 스스로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항원을 판별한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 기존에 없던 단백질이 생성되고, 그 중 일부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신항원'이 된다. 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 T-세포 등 신체 면역세포가 암세포의 신항원에 반응하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이 같은 '면역항암치료'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는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항원을 정확하게 찾아내기 힘들어 전체 환자의 20% 정도만 효과를 봤다. 항원 분류 정확도를 높이는 게 과제였다. 

연구팀은 개인 유전자 서열정보를 싸고 빠르게 알아내는 차세대 염기서열법을 이용, 신항원 생성 여부를 판단하는 프로그램 '네오펩시(Neopepsee)'를 개발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DNA 변이가 많다. 네오펩시는 누적된 DNA 변이로 변형 단백질 종류를 분석한다. 단백질 서열, 크기, 전하량 등 9가지 분자 특성을 이용해 면역 반응 여부를 판별한다. 

기계학습법(머신러닝) 기반으로 변형 1만5000건 데이터를 학습해 면역 반응을 판단한다. 단백질과 세포 내 단백질 결합성만을 활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정확성이 높다. 피부암 일종인 흑색종 대상으로 적용한 결과 최고 3배 정밀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암세포 내 변형 단백질 서열이 세균, 바이러스 등에 존재하는 항원과 비슷할수록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킨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혔다.  

김상우 교수는 “네오펩시는 환자가 갖고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만으로 면역항암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고, 효과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신진연구자)으로 수행됐다.

출처 : http://www.etnews.com/2018021200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