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부터 세포까지 ‘3D프린팅 과학, 어디까지 왔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자 : 올캔서 댓글댓글 : 0건 조회조회 : 204회 작성일작성일 : 17-03-12 20:09본문
처음 3D프린트가 공개됐을 때에는 그저 재미있는 과학의 진보일 뿐, 그 활용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언제나 인류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3D프린트는 이제 인간의 세포마저 찍어내기에 이른다.
버튼하나면 음식이 나오는 상상은 현실이 된지 오래다. 진일보한 3D프린트 과학, 어디까지 왔을까.
3D 넘어 4D 세계로
훌러스 연합에 따르면 전 세계 3D 프린팅 시장은 지난해 37억달러에서 2021년 108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3D 프린팅을 ‘블루 오션’ 시장으로 분석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3D 프린팅 시장의 선두주자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였으며, 산학연 로드맵을 만들어 우주항공, 방위산업, 의료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중에 있다.
2012년 오하이오 영스타운에 3D 프린팅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후 15곳에 제조업 허브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이 만들다’(Ameica Makes) 설립을 통해 3000만달러를 책정, 연구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성장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3D 프린팅 시장 국내 매출이 340억엔에 달하며 2014년 대비 1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의료와 자동차 양 축을 기반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재료 시장 등에 투자를 확대해 2020년까지 각각 202억엔, 299억엔 규모로 시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역시 2014년 국가 기술발전 연구계획 및 국가과학기술 제조 영역 프로젝트 지침에 3D 프린팅 사업을 포함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독일은 두바이에서 콘크리트, 유리섬유 강화 석고의 혼합재를 사용해 높이 6m, 길이 37m의 건물을 약 20일에 걸쳐 초대형 3D 프린터로 완공해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은 3D를 넘어 4D 프린팅 개발에 뛰어들었다. 3D 프린팅이 입체적인 형상을 프린트하는 것이라면, 4D 프린팅은 온도, 시간 같은 외부의 특정 자극요소에 따라 특성과 습성을 자가 변환시킬 수 있는 생산기술을 일컫는다. 4D 프린팅은 형상기억소재 등 소재 개발과 제조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혁신기술에 초점을 맞춰 개발이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4D 프린팅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5억38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정부 지원 아래 스완슨 공대, 하버드 공대, 일리노이 공대 연구소가 4D 기술을 개발 중이며 볼더 대학은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교(SUT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중이다. MIT 공대 자가변환연구소는 프린터 시장의 글로벌 선두 기업인 스트라타시스와 협력하고 있다.
4D 프린팅 기술을 헬스케어에 접목해 프로그램이 가능한 생체물질 개발에 성공하면 스마트 약리학, 개인 맞춤형 의약품, 프로그램형 세포를 만들어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오가노바홀딩스는 바이오 프린팅 프로젝트에 참여해 4D 프린팅 기술로 인공 간을 개발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업은 4D 프린팅 기술을 다른 장기의 이식이나 약학 조사 분야에서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4D 프린팅 기술은 상하수도관 개발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따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도시계획 목적에 따라 상하수도 관을 확장하거나 축소시킬 수 있다. MIT 공대 자가변환연구소는 미국 섀클턴에너지컴퍼니의 디자인 고문을 맡고 있는데 섀클턴 우주 정거장의 주유 및 에너지 추출 파이프라인에 4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를 통해 우주와 지구 간 운송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항공, 방위산업에서도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의 경우 환경에 맞게 코팅이 바뀌어 차량의 외관 부식을 방지할 수 있으며, 차량부품 개발에 4D 프린팅 기술 활용을 통해 유연성과 강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항공기 외부 손상의 자가 수선, 외부의 빛을 굴절시켜 적으로부터 은폐할 수 있는 군복 제작도 가능성도 열려있다.
3D 프린팅으로 맛보는 코스요리
최근에는 3D 프린팅의 획기적인 활용을 통해 영국의 한 레스토랑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푸드잉크’라는 이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손님들은 3D 프린팅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레스토랑에 있는 의자나 테이블, 포크와 나이프,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까지 3D 프린트로 만든 것이다.
음식들은 3D 프린터로 인쇄된 다음 요리사의 손을 거쳐 손님에게 제공된다. 음식 재료들이 3D 프린터를 통과하면 잉크 형태로 모양이 바뀌고 이 재료들이 층층이 쌓이면서 요리가 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식당은 낮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밤에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3D 프린트로 인쇄된 고급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음식은 9가지 코스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음식이 프린트되는 과정 역시 손님들이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획기적이다. 하루에 10명만 예약을 받아 제공했으며 1인당 코스 가격은 250 파운드, 우리돈 약 35만원이다.
이 레스토랑은 푸드잉크와 3D 프린터 제조업체 바이플로우가 협력해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장 보편적인 언어인 음식을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대중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고 있다.
손님에게 제공되는 음식을 인쇄하는 데는 바이플로우의 3D 프린팅 기술이, 나이프, 포트 등 주방 식기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기업인 BCN3D 테크놀로지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의 의자, 테이블 등의 각종 가구들은 건축학자 마무매니(Mamou-Mani)가 3D 프린터를 통해 디자인하며 협업했다. 향후 푸드잉크는 세계 곳곳에서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3D 프린팅 레스토랑을 오픈 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세포 조직 인쇄한다
3D 프린팅을 의미있게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또 있다. 바로 의학분야다. 먼저 호주 퀸즐랜드의 의학연구소 로열브리즈번과 여성병원(RBWH)은 현재 척추 수술 환자 등에게 3D 프린터로 나사 및 철심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이식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향후 환자 개인의 세포를 활용해 맞춤형 세포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이 어려운 장기 이식의 대안으로 3D 프린팅 기술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3D 프린팅은 뇌, 심장같이 혈관이 많고 복잡한 수술 부위를 미리 재현해 의료진의 사고를 줄이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혈관 및 심장판막, 기관지, 신장 제작 등은 개발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골 부상으로 고통 받는 운동선수, 관절염 투병중인 노인에게 3D 프린팅 기술이 희망이 되고 있다. 스웨덴 왕립기술원(KTH)의 왈렌버그 목재과학센터(Wallenberg Wood Science Center) 연구팀은 최근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생체 조직이 포함된 연골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이를 실험쥐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연구팀은 이제 손상된 코, 귀, 무릎의 연골을 이식할 것을 전망했다.
한국의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도 주목받고 있다. 조동우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교수와 융합생명공학부 통합과정 최영진 씨가 3차원 세포 프린팅 기술과 근육 유래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인간의 근육과 거의 흡사한 인공 근육 제작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이번 성과는 인체 골격근 구조와 고유 성질까지 그대로 모사한 인공근육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기존 생체적합성 재료 대신 실제 골격근 조직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삼아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인공 근육을 제작했으며, 근육 조직에서 세포만을 제외한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실제 근육환경과 매우 유사한 성장 조건을 구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3D프린터를 이용한 의료용 인공장기는 줄기세포, 조직공학, 바이오인공장기, 바이오이종장기연구 분야 등 생명공학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